통증 치료제로서의 항우울제

통증 치료제로서의 항우울제

전체글글쓴이: cistern » (화) 07 14, 2020 11:24 pm

만성통증이란

인간의 역사는 통증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삶의 곳곳에 깔려있다. 통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며 전체 인구의 약 20%가 통증을 가지고 산다.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통증이라고 하는데, 전체 통증의 약 10%가 만성 통증이다. 만성통증이 되면 더 이상 증상이 아니라 질환이 된다. 통증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방어기제이지만, 만성통증은 더 이상 그런 고귀한 역할은 없고, 그것 만으로도 삶이 위협받게 된다. 증상은 스스로 관리해 볼 수도 있지만, 질환은 의사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한다. 전세계적으로는 약 15억명 이상이 만성통증 환자라고 알려져 있고, 미국에서만 매년 6천억 달러의 비용이 소모되고 있다.

통증의 복잡한 연결성

만성통증은 치료하기가 매우 힘들며, 현재까지 통증이 만성화되는 기전, 각종 검사 상 신경이상 없이도 통증이 있는 현상, 같은 질환에서 개인간 판이하게 다른 통증 양상은 현재까지 잘 밝혀지지 않았다. 검사상 신경이나 조직의 손상의 위치, 형태, 정도가 통증의 정도나 어떻게 만성화와 연관되지 않는 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통증은 지금까지 통각수용기에서 척수를 거쳐 시상을 지나 감각피질로 들어오면 끝인 줄 알았다. 그렇게 통증은 인지되는 줄 알았지만, 시상과 감각피질은 뇌로 들어오는 대문일 뿐이었다. 통증 신호는 감각피질 뿐 만 아니라, 전전두엽, 전대상피질, 섬이랑, 편도체, 해마, 측좌핵으로 전달되며 이부위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통증과 연관된 여러 영역 중에서 전대상피질은 통증에 의한 불안증과 연관되며, 섬이랑은 통증의 정서적 해석이나 부정적 감정과 연관된다. 통증은 물리적 신호가 전기적 신호로 변환되고 의식의 세계로 들어와 해석되고 인지된다. 통증은 전기적 신호의 전달이라는 측면 뿐만 아니라, 인지되어지는 의식적 측면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통증은 뇌의 여러 부위를 거치면서, 기억되기도 하고, 과거 기억이 반출되어 현재 경험과 뒤섞이기도 하고, 뇌의 특정 상태에 따라 증폭되기도 하며, 나름대로 재해석 되기도 한다.

만성통증과 우울증

임상적으로도 통증은 우울증 또는 부정적 기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만성통증 환자의 63%가 불안 증상을 동반하였고, 56%의 환자가 우울 증상을 동반하였다. 만성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4%가 주요우울증을, 11%가 다소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 우울증 환자들이 만성 통증을 겪을 가능성이 비우울증인들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통증, 감정, 인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울한 감정은 통증을 증가시킬 수 있고, 통증은 반대로 우울한 감정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기분 상태를 변경하면 감각의 강도를 변경하지 않고 통증의 인식된 불쾌감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기분 상태는 전대상피질, 전전두엽 및 중뇌수도주위영역의 활성도를 변화시켜 그런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성통증이 있을 때는 단지 전기적 신호만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회백질도 감소하게 되는데, 일관되게 감소되는 3 개의 피질영역은 전대상피질, 전전두엽 및 섬이랑이다. 분자 영상 연구는 만성통증 환자는 그 영역들에서 오피오이드 수용체 감소된다고 보고하였다. 만성통증의 이러한 복잡한 연결 관계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였다면 만성통증의 치료가 얼마나 어려울지 예측할 수 있을것이다.

만성통증 치료의 신경생리학적 배경

유렵에서 만성통증이 어떻게 치료받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약물치료가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였고, 그 뒤를 신경차단술, 각종 주사가 이었으며, 수술은 제일 적었다. 쉽게 말해서 만성통증은 수술로는 잘 치료가 되지 않으며, 약물 치료가 대세라는 것이다. 약물치료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현재까지의 통증의 신경생리학적 지견을 알아보자. 통증은 물리적 위해자극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는 도입, 전기적 신호가 신경절과 척수를 지나 대뇌피질로 전달되는 전달, 대뇌에서 엔돌핀, 세로토닌, 노어에피네프린을 통해 하향억제를 하는 조정, 대뇌피질에서 지각하는 인지로 나눈다. 다른 사람들보다 통증에 민감하거나, 만성통증을 앓고 있다면 이런 영역 중에 한 곳이상에 문제가 발생한 결과이다. 하향억제는 분자수준에서는 NMDA와 AMPA의 발현이 증가하고, 전복측연수의 활성도가 억제되고, 척수로 내려오는 하향억제 신호는 척수의 WDR형 후각세포를 억제한다. 하향억제는 진화론적으로 급성 통증이 있으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 그 위협적 환경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하향억제를 통해 일시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 소염진통제는 도입을 억제하는 약물이고, 최근 사용이 늘어난 항경련제는 전달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하향억제를 조절하는 것이 항우울제이다. 항우울제는 통증을 전달하는WDR형 후각세포를 세로토닌수용체를 통해 억제한다.

만성통증의 약물 치료

만성통증은 단계적으로 약물 치료해야 한다. 먼저 만성통증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내 통증의 원인은 반드시 MRI 같은 것으로 들어날 것이다라는 집착은 치료에 도움되지 않을 수 있다. 약물치료를 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일반적으로 소염진통제부터 처방한다. 통증과 동반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주된 기전이다. 통증을 전달하는 전달로의 칼슘채널을 억제하는 항경련제를 사용할 수 있다. 통증조절 및 통증과 연관된 정서적 부분을 치료하기 위해 항우울제를 사용할 수 있다. 통증에 의한 근육 경직을 풀고자 근육이완제를 사용한다.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비타민 결핍을 치료해야할 수 있다. 통증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마약성 진통제도 사용된다.

통증치료제로서의 항우울제

항우울제는 원래 우울증환자에 사용되지만, 독립적으로 진통효과도 있음이 1972년 멀스키에 의해 밝혀졌다. 대표적 항우울제로는 삼환계항우울제 (에트라빌), 선택적세로토닌수용체억제제 (플루옥세틴), 세로토닌노어에피네프린수용체억제제 (둘록세틴, 벤라팍신) 가 있다. 삼환계항우울제부터 사용해보고 세로토닌노어에피네프린수용체억제제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선택적세로토닌수용체억제제는 만성통증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약물들의 효과는 비교적 잘 밝혀져 있으나, 서로를 비교한 논문은 적다. 항우울제의 약리기전은 시냅스에서 모노아민 신경전달 물질을 변화시켜 작용한다. 시냅스전 세로토닌과 노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한다.둘록세틴의 직접적 진통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세로토닌길항제인 요힘빈을 함께 투여했더니 둘록세틴의 진통효과가 없어졌다. 둘록세틴의 세로토닌에 의한 진통효과가 요힘빈에 의해 억제된 것이다. 둘록세틴은 기분을 안정시켜 간접적 진통효과를 주는 것만이 아니라 세로토닌에 의한 직접적 진통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다. 항무스카린성 효과가 있어 입이 마르고, 항히스타민효과도 있어 졸립다.

항우울제의 올바른 처방법

항우울제는 소염진통제보다는 약물관련 합병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약을 꼭 써야할지 통증을 다시 검사하고, 약물을 쓰기로 하였다면, 약물 효과를 분석하여 약물을 지속할 것인지, 증량할 것인지에 대해 판단해야한다. 소염진통제 보다는 신경쓸 것이 많은 약물이다. 세계통증연구학회는 만성통증의 대표적 질환인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해 일차약물로 항경련제와 함께 항우울제를 포함시켰다. 마약성 진통제는 이차약물이며, 항우울제라도 부프로피온, 시탈로프람, 파록세틴은 삼차약물로 분류된다.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원칙은 이렇다. 먼저 효과가 없는 진통제는 복욕 약물 목록에서 삭제한다. 가급적 삼환계 항우울제 부터 사용해보고, 효과가 없거나 적으면 선택적세로토닌길항제를 사용한다. MAO억제제와 함께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보행실조, 입마름 등의 항무스카린성 부작용은 대개 수주일만에 사라지지만, 독성을 보이면 피조스티그민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갑자기 끊으면 금단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서서히 줄여서 중단하는 것이 권장된다.
코노 등은 만성요통 환자에서 둘록세틴을 52주동안 투여한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모든 추적 관찰기간동안 통증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장애도 개선되었다 (Konno, Pain Medicine, 2019). 에노모토 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둘록세틴은 프레가발린 만큼 통증 감소효과가 있다고 한다(Enomoto, J Pain Res, 2018). 약물로 인한 입마름은 항우울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약물들에 수반되는 흔한 합병증이다. 치료법으로는 인공타액이나 우유처럼 타액 대체제를 사용하거나, 타액분비를 자극하기 위해 껌을 씹거나 신맛나는 음식을 섭취할수 있다.

결론

결론적으로 항우울제는 통증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다. 항우울제의 효과로는 기분 조절, 진통 효과, 수면개선이 있다. 만성통증은 특효약은 없고, 여러가지 약물을 상황에 맞게 잘 써야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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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목) 12 31, 2009 4:1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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